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igarettes)
"와 진짜 담배도 못 피우겠네..." 일이 너무 바빠서, 몸과 마음이 힘들어서, 요즘처럼 날씨가 극단적인 날에 입버릇처럼 나오는 문장입니다. 하지만 이 문장은 대부분 흡연 도중 나온다는게 아이러니해서 재밌는 것 같네요. 아무리 힘들고 바빠도, 일상의 틈새를 채워주는 담배는 어느덧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피운 담배 갯수는 알 수 없지만, 앞으로 피울 담배가 지금까지 피운 담배보다 훨씬 많길 바라며... 7번째 담타, 시작하겠습니다!
담배 한 대와 함께하는 짧은 순간, 담최몇을 읽으면 담배가 더 맛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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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언어, 품종 by. 말과 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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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고를 때 우리는 종종 브랜드나 니코틴 수치 같은 눈에 띄는 정보에 주목합니다. 하지만 담배의 향과 맛, 연소 속도와 흡입감을 진짜로 결정짓는 것은 그보다 더 근본적인 요소, 바로 '잎의 품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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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구성하는 잎은 단순한 식물의 일부가 아니라, 그 잎이 자란 땅과 기후, 건조 방식, 당분 함량과 향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결과물입니다. 어떤 품종이 쓰였는지에 따라 연기의 무게감이 달라지고, 불이 붙는 속도는 물론 흡입할 때의 감각까지 완전히 달라집니다. 말하자면, 우리가 무심코 피우는 한 모금 속에 토양의 성질과 계절, 수확 후의 처리 방식 같은 수많은 이야기가 녹아 있는 셈이죠.
이번 글에서는 오늘날 대부분의 담배를 이루고 있는 세 가지 주요 품종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각 품종의 고유한 특성과 재배 지역, 그리고 이들이 어떻게 조합되어 향과 맛을 만들어내는지 따라가며, 담배의 근간을 이루는 '잎의 정체성'에 대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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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본이 되는 품종은 버지니아(Virginia) 입니다. 담뱃잎을 불로 건조하는 플루큐어링(flued curing) 과정을 거치면 노란색을 띠기 때문에 ‘브라이트 리프(Bright leaf)/황색종’이라고도 불립니다. 북미의 버지니아주에서 재배되며 얻은 이름이지만 오늘날 인도, 브라질 등 세계 곳곳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지역이 달라도 '버지니아'라는 이름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품종이 곧 계통이고 정체성이기 때문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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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는 당분 함량이 높아 특유의 부드럽고 은은한 단맛을 지니며, 불이 잘 붙는 성질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초심자에게는 자극이 덜한 입문용 품종으로 적합하고, 숙련된 애연가에게는 섬세한 단맛과 균형감을 즐기기 좋은, 기본기 있는 연초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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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와 대조적인 품종이 바로 벌리(Burley)입니다. 불이 아닌 공기 속에서 천천히 건조되기 때문에 당분 함량은 낮지만, 흙내음과 함께 진하고 묵직한 풍미를 지닙니다. 특히 향료를 놀라울 정도로 잘 흡수하는 특성이 있어 어떤 아로마와도 잘 섞여들며, 그만큼 블렌딩 연초로서 인기가 높습니다. 앞서 언급한 버지니아와 섞었을 때는 그 단맛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이며, 블렌드에 바디감과 강렬함을 더해주는 이상적인 베이스가 됩니다.
미국 내에서는 켄터키, 테네시, 오하이오주가 주요 산지이며, 이 외에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지에서도 상업적으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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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할 품종은 오리엔탈(Oriental)입니다. 터키, 그리스, 레바논, 북마케도니아, 러시아 등지에서 재배되는 이 잎은, 담배 품종 가운데 가장 독특한 아로마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유일하게 햇볕으로 건조되는 품종으로, 당분 함량은 낮지만 섬세하면서도 자극적인 향을 냅니다. 연소는 빠르지만 연기는 가볍고, 톡 쏘는 듯한 향취는 그 어떤 품종으로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시큼하고 비릿한 향이 매력적인 오리엔탈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품종이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열렬히 사랑받지만,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멀리하게 만드는 진한 개성을 지니고 있죠. 우리가 잘 아는 '카멜(Camel)' 담배가 바로 이 오리엔탈을 주된 원료로 삼고 있는 담배입니다. (버지니아와 섞이게 되면 꽤 고급스럽고 정갈한 느낌이 되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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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우리가 피우는 담배 한 개비는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서로 다른 기후와 토양, 건조 방식에서 자란 잎들의 조합입니다. 버지니아의 부드러운 단맛, 벌리의 깊은 흙내음, 오리엔탈의 시큼하고 자극적인 아로마. 이 세 가지 품종이 거의 모든 담배의 기반이 되며, 그 미묘한 배합의 차이가 브랜드마다 다른 맛과 향, 연소감으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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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파이프 담배나 롤링 타바코처럼 직접 골라 피우는 방식에서는 품종에 대한 이해가 곧 취향이 됩니다. 브랜드 이름보다 중요한 건 어떤 잎을, 어떤 방식으로 피우느냐는 점이죠. 다음번에 담배를 고를 때는 그 안에 담긴 잎이 어디서 왔고, 어떤 맛을 품고 있는지 떠올려보세요. 담배는 결국 그 잎이 지나온 시간을 천천히 태워 보내는 일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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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에서 돌아온 sung의 해외담배리뷰 by. 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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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약 11일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sung입니다. 몸과 마음이 모두 고생하는 출장 중 유일한 낙이라면 역시 해외에서만 판매하는 담배를 피워볼 기회가 있다는 것 아닐까요? 구독자 여러분께도 조금이나마 미국의 향이 전해지길 바라며 담배리뷰를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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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이면 블랙이고 레드면 레드지, 블랙 레드는 또 뭐람?’이라는 궁금증에 구매한 제품입니다. 우리가 알던 말보로보다 조금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포장이 프리미엄 담배라는 ‘느낌’을 준 것도 한몫했습니다. 포장 비닐을 벗기니 박스에 무광 처리까지 해둔 것이 인상적인 부분이네요. 멋진 외관을 보며 부푼 기대감을 안고 흡연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습니다. 흡연할수록 텁텁함과 매캐함이 입과 목을 강타하는 것이 제일 큰 이유였는데요. 거의 끝까지 피웠을 때는 약간의 괴로움까지 느껴졌습니다. 이에 의아함을 느끼고 정보를 찾아보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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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로 블랙은 21세~35세 사이 젊은 층을 겨냥한 가성비 강조 라인업이었습니다. (분명 프리미엄일 거라 김칫국 마신 제가 부끄러워지던 순간…) 자사의 오리지널 라인업 – 레드, 골드, 멘솔 등.. 보다는 저렴하고, 저가형 라인업 – L&M, 베이직 등.. 보단 품질을 올려, 가성비 제품 부문에서 경쟁하기 위해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레드, 골드, 그린 이렇게 3가지 맛으로 유통되고 있는 Marlboro Black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Camel Filters(BAT)와 Winston(JT)입니다. 이들과 비교했을 때 브랜드 파워는 훨씬 앞서지만, 가장 중요한 맛과 향에선 상대보다 많이 뒤처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에, 제품에 대해 알고나니 이래저래 실망만 더 커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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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레드에 비해 훨씬 떨어지는 맛과 향 + 같은 가격대 중 최고라고 생각되는 Camel Filters의 존재가 있기에, 내 돈 주고 구매하긴 아까운 담배라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특히나 현지에선 담배가 부담스러운 가격인 약 10달러에 판매되는 만큼, 외지인 신분인 저에겐 오히려 가성비가 더 떨어진다고 느껴졌네요. 흡연 시 타격감을 중시하는 흡연자라면 한 번쯤 체험해 볼만하지만, 그 이상으로 추천하고 싶진 않은 담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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