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견디는 흡연자의 자세
이 숨막히는 더위 속에서도 ‘한 대’를 기억해주시는 여러분, 반갑습니다.
요즘처럼 덥고 눅눅한 날에는 담배 한 모금조차 쉽지 않습니다. 몸이 처지고 정신도 함께 흐려지다 보니, 자칫하면 담배를 피운다기보다 태워버리기 십상이죠. 그렇게 무심히 피운 담배는 입 안에 텁텁한 연기만 남기고, 정작 담배 고유의 맛과 향은 좀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한 대를 온전히 피우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더 많은 집중과 정돈된 감각이 필요한 계절입니다.
이런 날엔 흡연 속도를 늦추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한결 덜해집니다. 무더위 속에서 무심히 피운 한 대는 금세 지치고 쉽게 잊히지만, 여유 있게 피운 한 대는 더 오래 머무르고, 더 선명하게 남습니다.
흡연에도 리듬이 있습니다. 그 리듬을 익히는 것, 그것이 여름을 견디는 흡연자의 자세입니다.
오늘도 무더위 속에서 담배 한 대를 손에 든 우리, 이번 여름도 함께 잘 버텨봅시다.
담배 한 대와 함께하는 짧은 순간, 담최몇을 읽으면 담배가 더 맛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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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방의 감초? 게임 속 담배! by. 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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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제는 제가 좋아하는 두 개를 합쳐보았습니다. 물론 그중 하나는 담배지만, 다른 하나는… 게임입니다! 주제로 들어가기 전에 저와 게임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구구절절 늘어놓고 싶으나, 지면이 너무 좁은 관계로 생략하겠습니다. 바로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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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는 게임 속에서 여러 형태로 만날 수 있습니다. 각종 쓸모 있는 도구로, 등장인물들의 특성을 보여주는 소품으로, 혹은… 멋져 보이기 위해 착용하는 치장 아이템으로 말이죠. 담배와 흡연의 이미지는 어느 문화권에서나 비슷하게 받아들여지기에, 부연 설명 없이도 플레이어들의 설득력을 끌어 낼 수 있는 요소가 되었죠. 그렇기에 정말 많은 게임에서 담배가 등장하지만, 정말 중요하고 멋있는 몇 가지를 선정하여 여러분에게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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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제목은 영문 정발판을 기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스포일러를 방지와 분량 조절을 위해 자세한 설명을 생략한 부분이 많습니다.
더 궁금하시다면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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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l Gear 시리즈 (by Hideo Kojima,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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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 시리즈 대대로 꾸준한 담배사랑을 보여주시는 주인공, Snake 병장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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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잠입게임”이라는 장르를 세상에 처음 선보인 기념비적 게임입니다. 스파이+밀리터리 액션이 게임의 주제라면 담배가 빠질 수 없죠. Metal Gear 시리즈에서 담배는 연기로 적외선 센서를 감지하고, 체력 소모량을 줄여주는 아이템으로 등장하며, 3D 시리즈인 Metal Gear Solid에선 주인공 Solid Snake가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컷 신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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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2] 게임 속에서 찾아 낸 일본 스테디셀러 담배 HOP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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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게임에서는 실존 브랜드 Lucky Strike의 모습을 하고 있던 담배는 상표권 등의 문제로 재발매 때마다 Lucky Striker – Bal Mal (Pall Mall의 패러디) – Gator로 그래픽이 수정되었지만, 2021년에 Metal Gear Solid 2의 담배 그래픽에서 HOPE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 것이 팬들에 의해 발굴되며 현실에 존재하는 브랜드와의 접점이 다시 생기는 재밌는 일도 있었습니다. Metal Gear 시리즈는 어쩌면 오늘 소개하는 게임 속에서 담배를 가장 잘 활용한 게임 프랜차이즈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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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Shock 시리즈 (Irrational Games, 2007~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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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그래픽, 게임성, OST, 주제 의식… 모든 면에서 평론가와 플레이어들의 극찬을 받은 BioShock 시리즈에서의 담배는 사용 시 HP를 약간 소모하는 대신 MP에 해당하는 EVE(BioShock Infinite에선 SALTS)를 회복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들으면 흔한 액션 게임의 소비 아이템 중 하나라고 생각하시겠지만, BioShock에선 조금 다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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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3] 그걸로라도 위로가 된다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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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플레이 도중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담배 관련 광고 팸플릿, 라디오 광고, 그리고 주민들의 뒷이야기들을 통해 게임 내 절망적인 세계관의 빈부격차, 삶의 고통, 사회의 부조리를 플레이어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역할 또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축축한 뒷골목에서 적에게 총을 쏘며 피우는 담배로 채워지는 혈중낭만농도는 덤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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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Zomboid (The Indie Stone,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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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아포칼립스 생존 게임 Project Zomboid는 엄청난 자유도와 어이없을 정도의 현실성을 기반으로 하는 하드코어 게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셀 수 없는 변수와 페널티들을 이겨내며 최대한 오래 생존하는 것이 게임의 목표인데요, 덕분에 Project Zomboid에서 등장하는 담배도 그 어떤 게임보다 현실적입니다. 담배 아이템 사용 시 플레이어는 스트레스 수치를 감소시키는 대신, 질병 수치를 상승시킵니다. 골초 특성을 가진 캐릭터라면 흡연 시 질병 수치가 오르지 않고 누적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기에, 필수품에 준하는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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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4] 담배 한 개비의 댓가는 너무나도 가혹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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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게임에선 흡연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흡연을 위해선 라이터나 성냥 아이템이 꼭 필요하고, 골초 특성이 없다면 흡연 도중 기침이 나와 소리로 적을 자극할 확률이 50%나 되는 양날의 검이기도 합니다. (골초 특성은 기침 확률이 10%로 확 줄어듭니다.) 현실보다 “담배는 몸에 해롭습니다”라는 문구가 더욱 와 닿는 게임은 이 게임이 유일하지 않을까요? 피우자마자 바로 죽을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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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며, 그리고 미처 소개하지 못한 게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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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짧은 리스트 속에서도 우리는 담배의 양면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스트레스 해소, 진정 효과, 잠깐의 휴식, (시쳇말로) 간지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고통, 중독, 부작용의 상징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뉴스레터를 다 읽고 나신 후, 담배가 나에게 어떤 '아이템'인지 고민해 보시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습관처럼 피우던 담배에 작은 의미를 더해본다면, 담배가 조금 더 맛있어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미처 소개하지 못한 게임들은 간단한 설명과 함께 담최몇 트위터에 업로드 할 예정이니, 관심이 있다면 찾아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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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흡연생활 by. 말과 보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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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담배를 피우는 것만으로는 뭔가 허전하지 않으신가요? 저는 그렇습니다. 흡연이 취향과 감각이 스며든 하나의 취미가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으로서요.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흡연을 단지 습관이 아닌 하나의 즐거움으로 삼고 계신 분들께, 그 시간을 조금 더 세심하고 멋지게 만들어줄 몇 가지 흡연 관련 제품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이왕 피우는 거, 좀 더 멋있게. 온전히 나를 위한 방식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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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5, 6] BIC, Zippo 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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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우는 데 있어 가장 먼저 필요한 건 라이터겠죠. 가장 흔하면서도 믿음직한 선택은 플라스틱 라이터, 특히 BIC입니다. 싸고 가볍고, 무엇보다 불이 잘 붙습니다. 실용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BIC만 한 게 없죠.
조금 더 손맛을 원한다면 ZIPPO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묵직한 금속성, 감성을 더하는 ‘짤깍’ 소리. 오일을 자주 보충해야 하고 냄새가 남는 불편함도 있지만, 그 모든 번거로움이 오히려 흡연의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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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세련된 감성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일본제 프리미엄 부틸가스 라이터인 IM Corona가 있습니다. 최고급 금속과 견고한 마감으로 제작되어 내구성이 뛰어나죠. 다만 국내에서 구하기 어렵고, 가격대도 제법 있는 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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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8, 9] Zippo, RAW 휴대용 재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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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떨이 중 가장 추천하는 건 스테인리스 재떨이입니다. 내구성, 냄새 차단, 위생까지 고루 갖췄고, 대체로 디자인도 군더더기 없이 심플해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어 다니기 좋습니다. 이보다 좀 더 작고 가벼운 재떨이를 원한다면 포켓형 미니 재떨이도 좋은 선택입니다. 이렇게 허술하게 생겼지만 내부가 내열 포일로 되어 있어 덮개만 닫으면 불씨가 꺼지고, 스냅 잠금 덕분에 이동 중에도 재가 새지 않습니다. 하나쯤 들고 다니기 좋은 실속형 제품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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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0] 놀랍게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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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는 여기에... 이클립스 통도 추천합니다. 튼튼한 구조와 밀폐력 덕분에 담뱃재가 새거나 냄새가 배는 일이 거의 없고, 의외로 꽁초도 꽤 많이 들어갑니다. 무엇보다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문자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죠.
(재떨이를 고를 땐 담배 브랜드에서 제작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저가형 제품은 밀폐력이 떨어지거나 냄새가 새어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아무 제품이나 고르기보다는 편의점에서 파는 이클립스 통 하나를 재떨이로 사용하는 편이 훨씬 실용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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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날씨에 알맞게 고른 라이터, 고급 가죽 케이스, 담배의 향과 습도를 지켜주는 휴미더까지... 좋은 도구는 그 경험을 더 섬세하게 만들어줍니다. 라이터 하나, 재떨이 하나를 고르는 데도 애정을 들인다면, 흡연은 더 이상 습관이 아니라, 자기만의 흐름을 지닌 ‘취미’가 될 수 있습니다.
좋은 도구는 그래서 필요합니다. 라이터마다 다른 손맛과 불꽃 소리, 재떨이의 여닫는 감촉... 그것들은 습관을 취향으로 바꾸고, 일상을 장면으로 바꿔줍니다. 그저 담배를 피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하나의 장면으로 만드는 것. 흡연이 취미가 되는 순간은 바로 거기에서 시작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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